해외사업 가족이 있는 곳, 따뜻한 에티오피아에 가다

2016.10.132,8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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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소개서를 손에서 놓지 못한 채, 진정되지 않는 마음.
사진으로만 마주했던 결연아동을 만나기 위해 에티오피아로 향한 걸음엔 설렘이 가득합니다.
오랜 가족을 만나러 가는 길, 마치 잊었던 고향을 향해가듯 마음이 한껏 풍성해지는 기분입니다.
따뜻한 에티오피아로 우리는 드디어 떠났습니다.

 




 그동안 얼마나 불러보고 싶었던 이름이었는지요. 문 너머에 있는 결연아동에게 ‘옙시라!’ 하고 부르자 사진 속 그 아이가 배시시 웃으며 걸어 들어왔습니다. 반가움인지 애틋함인지 코끝이 괜히 아려왔습니다. “참 멋지다. 우리 옙시라가 정말 멋지게 자랐구나. 고맙다.” 한국말을 전혀 모르지만 제 말을 알아들었는지 옙시라가 환하게 웃어 보이더군요.
 
옙시라는 커서 의사가 되고 싶다고 했습니다. 아픈 사람들을 돕고 싶어서 의사가 되겠다는 옙시라가 그렇게 기특할 수가 없습니다. 커서 꼭 존경받는 의사가 될 거라고, 그렇게 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자고 함께 약속했습니다. 옙시라, 의사가 되어서 꼭 한번 다시 만나자!
 
 


아이들을 위해 제가 준비했던 것은 태권도의 ‘태극 1장’, 그리고 송판격파 활동입니다. 그런데 아뿔싸, 일전에 한국인 봉사단원으로부터 태권도를 배운 현지 사범님이 계셔서 이미 ‘태권도 교실’이 운영되고 있고, 아이들은 태권도에 대해 꽤 많은 것들을 알고 있었습니다. 불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태권도의 본고장에서 온 한국 사람인 제가 더욱 즐겁게 태권도를 가르쳐줄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수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시작된 우렁찬 기합소리! 키도 작고 깡마른 아이들이 어쩜 그렇게 격파를 잘하던지요. 모두 무술인이 되려는지 에티오피아의 무더위는 싹 잊을 만큼 시원한 격파 행진이 이어졌습니다. 멋진 꼬마 무술인들! 형이 다음에는 태극 2장 준비해갈게~!
 


 
보건 계열 공부를 하고 있기에, 마지막 날의 헬스센터 방문은 기대되는 일정 중 하나였습니다. 주민들은 2시간 남짓 떨어진 병원에 갈 수 없어 헬스센터를 이용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조차 제대로 관리되고 있지 않아, 많은 사람이 병을 제대로 치료받지 못해 건강이 악화되거나, 심지어 사망에 이르는 현실이 가슴 아팠습니다. 많은 생명의 종착역이 그곳이 되지 않길 바랐습니다. 판탈레의 지역 사무소에서 만났던 인연들도, 우리 가족의 결연아동인 ‘키디스트’도, 그리고 넉넉한 마음을 보여줬던 에티오피아의 인연들이 부디 건강하길 기도했습니다.
 
하나라도 더 주고 싶은 마음, 한 번이라도 더 웃게 하고 싶은 그 마음으로 후원을 이어가려 합니다. 카메라만 보면 달려들어 ‘까르르’ 웃던 순수함, 그 아이들은 제게 그곳에서의 추억으로 평생 간직할 사진들을 남겨주었습니다. 꼭 다시 한 번 그곳의 아이들을 만날 수 있겠지요?
 


 
아이를 안았을 때의 포근함과 그 숨소리는 얼마나 소중한지 모릅니다. 메테하라 초등학교에서 3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헤어질 때 아쉬움의 눈물 대신 아이들을 한 명씩 꼭 안아주었습니다. 행복한 작별을 위한 포옹이었는데, 조그마한 아이들이 한 품에 쏙 들어오는 것이 더 마음 아팠습니다. ‘왜 이렇게 부서질 듯 작을까.’


하지만 오히려 그 작은 아이들이 제게 준 사랑의 에너지는 제가 다 안을 수 없을 만큼 컸습니다. 작은 두 팔로 저를 안아주고, ‘땡큐’ 하고 속삭이는 아이의 모습을 보며 제가 살아있는 동안만큼은 더 많은 해외의 아이들을 감싸 안으며 살아가리라고 다짐했습니다.
 


 
해외봉사활동은 저희 어머니의 평생소원이었습니다. 동행을 약속한 후, 저희 모자의 미션은 현지에서 만날 아이들을 위해 ‘율동 수업’을 준비하는 것이었습니다. 한국에서 어머니와 저는 매일 밤 걱정을 했습니다. 아이들이 따라 하지 않으면 어쩌지, 재미없으면 어쩌지 하는 고민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려했던 것과 달리 아이들의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영어로 부르는 ‘반짝 반짝 작은 별’ 동요에 맞추어 동작을 하며 밝게 웃던 아이들. 특별히 대단한 재능도 없는 평범한 우리도 아이들을 위해 무언가를 줄 수 있고, 나눌 수 있다는 사실에 진한 감동을 느꼈습니다.
 
어머니와 제 평생 이 아이들의 사랑스러운 눈망울을 어찌 잊을 수 있을까요. 그 아이들을 다시 만나는 것이 욕심이라고 한다면, 그저 그곳의 아이들이 건강하고 바르게 잘 자라 에티오피아를 넘어 세상을 밝히는 사람이 되어주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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